타치를 들고 싸울 수 있고 싶다 01
트위터 영구정지를 당하고 나서 시간을 때운 방법은
칼 두 자루를 찼다 풀렀다 찼다 풀렀다 하면서
아... 타치를 갖고 싶다...
이미 있지만 더 제대로 된 타치를 경험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서 자료조사를 하는 방법이었다.
사실 공부를 해야 하지만,
최근의 상담에서... 내가 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삶 전반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기 때문이고
그것은 정말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일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때우는 방법으로 여가를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어디까지가 들은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스스로 생각해낸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머리에 남아있는 이해는 이러하다.
그래서 학기 마무리는
할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없으면 최소한만 하고
할 수 없어서 다른 일을 할 때
죄책감을 갖지 않고 나를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게 맞는지는 확신이 없어서
그렇게 잘 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고 죄책감도 많이 느낀다.
근데... 지금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어엿한 직업인도 아니고
그냥 경제적으로 내 앞가림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어서
하다못해 쌀이 떨어지면 그냥 굶어 죽을 사람이 아니라
비숙련노동 아무거나라도 해서 입에 풀칠은 할 것 같은 사람이 되는 거라서
그러려면... 일단 이상해보이지만 죄책감은 최대한 쌩까고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만족감이라도 제대로 느끼는 게
시급한 일인 것은 맞는 것 같다.
학위는 밥 먹여주지 않으니까...
근데 삶의 의욕을 되찾은 나는 그래도 밥을 먹여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타치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었다.
기왕 제대로 된 경력 없이 이 나이까지 망한 인생
아무거나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그걸로 돈 벌어볼 궁리를 하려고
내가 타치로 어떻게 해야 벌어먹으면서 살 수 있을지도 궁리했다.
예상외로 내가 진짜로 돈을 벌 수도 있잖아...
타이밍을 잡지 못해서 아직 설명하지 못한 게 있는데
타치가 무엇인지다.
타치가 뭘까?
일본도의 일종인데
우치가타나처럼 허리띠에 꽂아서 쓴 칼이 아니라
허리띠에 걸어서 쓴 칼이다. 우치가타나보다 더 먼저 등장했다.
우치가타나와 타치를 구분하는 방법은
사실 없는 거 같다.
뻥이다.
있긴 있지만 몇 가지 기준이 있고 기준에 따라 같은 칼이 타치가 될 수도 있고 우치가타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기준들 사이에도 더 본질적인 것이 있고 더 주변적인 것이 있을 수 있다.
가장 권위에 의존하는 구분방법이라면 일본 경찰에 어떤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등록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용도와 날의 길이만 적혀있는 한국의 도검소지허가증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도종 분류도 적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일본인이 아니기도 하고 타치라고 해서 꼭 타치라고 등록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꼭 이런 타치를 구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권위에 의존하는 방법도 있다.
NBTHK라는 단체가 있다. 한자로 풀어서 쓰면 日本美術刀剣保存協会라고 한다.
일본도를 감정하고 심사 등급을 지정하는 단체인데,
여기에서 발행한 감정서에 드물게 타치로 감정되는 경우도 있다.
아마 주요 이상 등급의 심사를 받으면 거기까지 감정해주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따지자면 그런 경우만 타치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타치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NBTHK에서 주요 도검 심사 결과 합격 감정서를 받으려면 내야 하는 돈이 22만엔이니
주요 심사를 받아본 적이 없는 타치를 심사를 맡긴다든지...
아니면 22만엔이나 하는 심사를 이미 받고 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도검을
구매해서 보존 감상 학습만 하는 게 아니라 휘두르고 베고... 하고 싶지는 않다...
권위에 의한 기준의 타치를 갖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럼 무엇이 갖고 싶은 것일까.
나카고에 있는 메이를 보면 된다.
나카고는 또 뭐고 메이는 또 뭐냐
슴베... 손잡이... 그런게 나카고이고 거기 새겨진 게 메이이다.
메이에는 어디 사는 누가 뭐하러 언제 만들었는지가 써있고
보통 어디 사는 누구를 오모테에 적고 뭐하러 언제를 우라에 적는다.
그리고 칼을 왼쪽 허리에 찼을 때 바깥 쪽을 향하는 면이 오모테이고 안 쪽을 향하는 면이 우라이다.
근데 타치는 허리띠에 걸어서 날이 아래로 향하게 차고
우치가타나는 허리띠에 꽂아서 날이 위로 가게 찬다.
그래서 하키오모테는 타치 기준의 오모테로 손잡이를 아래로 향하게 잡았을 때 칼끝이 왼쪽으로 휜 방향이고
사시오모테는 우치가타나 기준의 오모테로 손잡이를 아래로 향하게 잡았을 때 칼끝이 오른 쪽으로 휜 방향이다.
카타나 공부회에 참석할 일이 있다면 유용할 수도 있겠다...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시오모테가 아니라 하키오모테가 보이게 준비해둔 칼이라면
와! 타치! 하면서 기뻐하면 될 것 같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는 경우에도 보통은 오모테가 보이도록 전시한다.
하키오모테로 전시해둔 칼이라면 타치로 분류되어 큐레이션된 것이다.
무엇보다 메이는 그 칼을 만든 카타나카지가 새기기 때문에
만든 사람이 하키오모테에 자기가 어디 사는 누구인지 새겼다면
타치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의미이니
이걸 기준으로 삼으면 명확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타치를 열심히 만들던 시절에는 메이를 잘 안 새겼다...
그리고 타치를 별로 안 만들던 시절에도 메이를 안 새긴 경우도 있다...
스리아게라고 칼을 줄이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 경우에도 메이가 새겨진 부분까지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메이가 있으면 확실하고 좋지만
없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칼은 이미 만든 사람 손을 떠났는데
만든 사람이 타치만든다고 만들었다고 해서
항상 타치라고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럼 대체 타치가 뭘까
나도알고싶다... 그래서 더 알아봤는데 나중에 이어서 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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